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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봉도의 낙조와 바지락 칼국수로 마무리한 주말오후

by 하니맘의방 2025.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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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봉도입구:직접촬영

주말 오후, 그냥 집에서만 시간을 보내기에는 뭔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래서 예전부터 자주 찾던 곳,  대부도 안에 있는 구봉도로 발걸음을 향했습니다. 사실 구봉도는 제가 주말에 특별히 할 일이 없거나, 마음이 조금 답답할 때 종종 찾는 곳입니다. 처음 찾았을 때나 지금이나 큰 변화는 없지만, 오히려 그 소박한 매력이 구봉도의 진짜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최근에는 산책로가 조금 정비되어 걷기에 더 편리해졌다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예전 그대로의 풍경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구봉도의 유래


구봉도(九峰島)는 이름 그대로 아홉 개의 봉우리가 병풍처럼 이어져 있는 섬을 뜻합니다. 작은 언덕들이 굴곡지게 이어져 마치 봉우리 아홉 개가 늘어선 듯한 모습이 인상적이죠. 과거에는 물때에 따라 길이 열리거나 닫히는 갯벌길로 인해 ‘섬’의 성격이 강했지만, 지금은 도로가 정비되면서 도보로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지역은 예로부터 서해의 낙조 명소로 손꼽혀 왔습니다. 특히 노을이 질 때 붉게 물드는 바다는 마치 한 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 장관을 이루는데, 이 모습 때문에 사진가들과 여행객들이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위치와 접근법


구봉도는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북동에 위치해 있습니다.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좋은 편이라 서울이나 인천, 수원 등지에서 차로 한 시간 남짓이면 도착할 수 있습니다.

자가용 이용 시: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일찍 나와 영동고속도로 송산마도 IC 또는 서해안고속도로 매송 IC에서 빠져 대부도를 지나면 곧 구봉도에 닿을 수 있습니다.
서울이나 인천 쪽에서는 시화방조제를 건너서 대부도에 들어가면 방아머리 해수욕장이고 거기서 조금 더 가면, 쉽게 구봉도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대중교통 이용 시: 안산역이나 오이도역에서 대부도 방면 버스를 이용하면 되며, 하차 후 택시를 타거나 도보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다만 버스 배차 간격이 길기 때문에 자가용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편리합니다.


구봉도 입구에는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주차 걱정 없이 방문할 수 있으며, 산책로 입구와 전망대 쪽으로 이어지는 길도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어 가족 단위 나들이객도 많이 찾습니다.

탐방 후기


이번 방문은 일몰을 목적으로 했습니다. 이날의 일몰 예정 시간은 저녁 7시 23분. 하지만 아쉽게도 뷰포인트에 도착하기 전 이미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해, 길을 걷다가 보이는 적당한 장소에서 발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습니다.

밀물로 차오르는 바닷물이 발목까지 들어오자, 잠시 신발을 벗고 바닷물에 발을 담가 보았습니다. 시원한 물살과 바람이 하루의 무더위를 씻어 주는 듯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가족 단위의 나들이객, 사진을 찍는 연인들, 삼각대를 세운 사진가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저녁 바다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비록 예정했던 뷰포인트까지는 가지 못했지만, 그 자리에서 바라본 낙조 또한 감탄이 절로 나올 만큼 아름다웠습니다. 서해의 노을은 언제나 그렇듯 웅장하고 또 아련합니다. 붉게 물드는 수평선 위로 구름이 층층이 쌓여 있고, 바다와 하늘이 맞닿는 경계가 점점 사라지는 풍경은 오랜 시간 봐도 질리지 않는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노을이 완전히 지고 난 후,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늘 들르던 식당인 ‘배 터지는 집’에 들렀습니다. 이곳은 예전부터 구봉도를 찾을 때마다 빠지지 않고 가던 곳인데, 이름처럼 푸짐한 양과 시원한 국물이 특징입니다. 그날은 바지락이 듬뿍 들어간 칼국수를 주문했습니다. 밀물이 들어온 갯벌과 맞닿아 있어서일까요, 유난히 싱싱하고 깊은 맛이 입안에 퍼졌습니다. 구봉도의 노을과 함께라면 이 한 그릇의 바지락 칼국수는 단순한 식사가 아닌 특별한 하루의 마무리가 됩니다.

마무리


구봉도는 화려한 관광지가 아닙니다. 최신식 시설이나 눈길을 사로잡는 테마파크도 없지만, 그 대신 자연 그대로의 서해와 낙조를 고스란히 품고 있습니다. 30년 전 처음 갔을 때나 지금이나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오히려 마음을 편안하게 합니다.

이번 탐방에서 아쉬웠던 점은 정식 전망대에서 일몰을 보지 못한 것이었지만, 때로는 계획에 얽매이지 않고 우연히 마주한 풍경이 더 감동적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바닷물에 발을 담그며 바라본 낙조, 그리고 저녁으로 먹은 바지락 칼국수 한 그릇은 평범한 주말 오후를 특별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앞으로도 주말에 집에만 있기 아쉬울 때면, 저는 아마 또다시 구봉도를 찾게 될 것 같습니다. 서해의 바다는 늘 같은 자리에서 기다려 주고, 그곳에서 마주하는 일몰은 매번 다른 빛깔로 저를 맞이해 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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