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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케이블카로 만난 초록 능선의 향연

by 하니맘의방 2025.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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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곤돌라


지난해 5월 말, 저는 오랫동안 가보고 싶었던 덕유산을 다녀왔습니다.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길목, 신록이 짙어지고 산자락마다 초록 물결이 넘실대던 계절이었습니다. 산행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늘 이름만 들어왔던 덕유산을 드디어 직접 마주할 수 있다는 설렘이 가득했지요.

설천봉까지 케이블카로


덕유산의 매력 중 하나는 바로 케이블카입니다. 해발 1,520m 설천봉까지 단숨에 오를 수 있어 초보자도 부담 없이 정상의 풍경을 만끽할 수 있지요. 제가 찾은 날은 맑은 날씨에 바람마저 상쾌해서 케이블카 창문 너머로 펼쳐지는 풍경이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이었습니다.

초록으로 물든 숲은 생동감이 넘쳤고, 중간중간 피어 있는 야생화들이 산자락에 화사함을 더했습니다. 눈 덮인 겨울의 장엄함과는 또 다른, 봄과 여름의 생명력이 넘실대는 풍경이었습니다. 케이블카가 점점 높이 오를수록 발밑에는 숲의 바다가 펼쳐지고, 멀리 산맥의 흐름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설천봉에서 향적봉까지 그리고 남덕유산 능선을 보다.


설천봉에 오르자, 탁 트인 풍경이 시야를 가득 채웠습니다. 벼락 맞은 고사목들도 아름다웠고 조금 더 오르막을 오르면 향적봉(香積峰, 해발 1,614m), 향적봉에서 인증샷 날리고 조금 걸어가면 향적봉대피소가 있어서 화장실도 쓰고, 매점도 있고 컵라면도 파는 곳이 나옵니다. 거기서 점심은 해결하고 남덕유산 방향으로 걸었습니다.
아름다운 능선 그림을 인터넷으로 보았기 때문에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 졌습니다.
생각했던 대로 멋진 풍경이 이어졌고 남덕유산방향에서 걸어서 올라오는 참 등산객들이 보였습니다. 부럽기도 하고 위대해 보였습니다.


겨울에 눈꽃으로 덮였던 능선의 사진을 많이 봤지만, 5월 말에 마주한 풍경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초록으로 물든 산 능선은 부드럽고 풍성했으며,  모습은 말 그대로 ‘자연이 그려낸 수채화’ 같았습니다.

저는 한참 동안 능선 쪽을 바라보다가 사진을 찍고 또 찍었습니다. 하지만 카메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현장의 감동이 있었습니다.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새소리, 그리고 능선이 이어주는 공간감은 직접 서 있지 않으면 느낄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남덕유산에서 덕유산의 예술을 보다.


그날은 짧게 능선 일부만 걸으며 풍경을 감상하는 것으로 만족했습니다.

짧은 산책이었지만 충분히 인상 깊었습니다. 능선 위로 이어지는 초록 물결이 눈앞에 펼쳐졌고, 바람에 흔들리는 풀잎과 꽃향기가 계절의 생명력을 느끼게 했습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풍경이 달라지고, 멀리까지 이어지는 산세가 마음을 탁 트이게 했습니다. "언젠가는 제대로 준비해서 남덕유산까지 종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혹적인 길이었습니다.

다시 케이블카로 하산하며


잠시의 능선 산책을 마친 뒤,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하산했습니다. 올라갈 때는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했다면, 내려올 때는 여운과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창밖으로 점점 멀어지는 덕유산 능선을 바라보며, "다음에는 체력과 시간을 충분히 준비해 긴 산행을 해봐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올겨울 전해진 안타까운 화재 소식


그런데 올해 2월, 뉴스를 통해 덕유산 설천봉 정상의 휴게시설 ‘상제루’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불길은 순식간에 건물을 집어삼켰고, 결국 전소되었다고 하더군요.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지난해 제가 직접 다녀온 그 아름다운 공간이 사라졌다는 소식은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특히 정상에서 바라보던 덕유산 능선 풍경이 제 기억 속에 선명한데, 그 곁에서 함께했던 시설이 불길에 휩싸였다고 하니 마음이 먹먹해졌습니다. 자연은 늘 그 자리에 있지만, 인간이 지은 건축물은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 크게 다가왔습니다.

덕유산이 남긴 의미


덕유산 여행은 저에게 단순한 나들이가 아니었습니다. 신록이 가득한 능선을 바라보며 삶의 활력을 얻었고,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마음을 비우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화재 소식은 ‘자연을 만나는 순간을 더욱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교훈을 주었습니다.

언젠가 다시 찾게 될 덕유산은 달라진 모습일지라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명산일 것입니다. 초록 능선의 물결이든, 눈꽃이 만발한 겨울의 장엄함이든, 덕유산은 늘 자연의 위대함을 보여줄 것이니까요.

마무리 – 다시 가고 싶은 덕유산


지난해 5월 말 덕유산 여행은 제게 오래도록 기억될 특별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케이블카로 오르며 만난 초록빛 숲, 정상에서 바라본 남덕유산 능선의 장쾌한 풍경, 그리고 능선 일부를 걸으며 느낀 생명력의 울림까지. 그 모든 순간이 아직도 제 마음속에 선명합니다.

비록 올겨울 화재로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지만, 덕유산은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자연의 보물입니다. 다음에 다시 찾아갈 때는 조금 더 긴 산행을 계획해, 남덕유산까지 이어지는 길을 온전히 걸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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