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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스페인, 론다에서 만난 절경

by 하니맘의방 2025.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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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에보다리:직접촬영

지난봄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의 보석 같은 도시 론다(Ronda)를 다녀왔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어디선가 한 번쯤 사진으로 본 듯한 절벽 도시, 바로 그곳입니다. 론다는 해발 약 750m의 고원 위에 자리한 도시로, 깊게 갈라진 협곡 위에 세워진 모습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특히 도시를 가로지르는 타호 협곡(El Tajo)과 그 위를 연결하는 누에보 다리(Puente Nuevo)는 론다의 상징과도 같습니다.

론다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공기였습니다. 안달루시아 특유의 맑고 건조한 공기 속에서 봄 햇살이 부드럽게 비추고, 절벽 아래로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습니다. 마치 도시 전체가 거대한 전망대 위에 서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누에보 다리 위에서 마주한 장관


론다 여행의 시작은 누에보 다리였습니다. 높이 약 98m의 이 다리는 18세기에 건설된 석조 다리로, 양쪽 절벽 도시를 연결하고 있습니다. 다리 위에 서서 내려다보면 깊게 파인 타호 협곡이 발아래 펼쳐지고, 그 아래로는 작은 강이 흐르고 있습니다. 절벽의 붉은색과 하늘의 파란색이 강렬하게 대비되며, 그 풍경이 정말 그림처럼 다가왔습니다.

다리 중간에는 작은 전망 공간이 있어, 협곡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에 제격입니다. 봄이라 그런지 다리 주변에는 관광객들이 많았지만, 다리 위에 서 있는 순간만큼은 시간과 공간이 잠시 멈춘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구시가지의 매력적인 골목길


다리를 건너 구시가지로 들어서면, 중세 시대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하얀 벽면의 건물, 붉은 기와, 그리고 창가에 걸린 화분들이 어우러진 풍경은 마치 동화 속 마을을 걷는 듯합니다. 골목길은 넓지 않고 구불구불했지만, 그 안에서 만나는 작은 카페와 기념품 가게들이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주었습니다.

골목을 걷다 보면, 오래된 성당과 작은 광장이 불쑥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곳에서는 현지인들이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는데, 관광객과 현지인의 생활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론다 투우장 방문


론다는 스페인에서도 가장 오래된 투우장 중 하나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플라사 데 토로스(Plaza de Toros)라는 이름의 이 투우장은 18세기에 지어졌으며, 지금도 전통을 이어가는 행사들이 열립니다. 저는 직접 투우 경기를 보진 않았지만, 투우장 내부를 둘러볼 수 있는 투어에 참여했습니다. 관중석에 앉아 내려다본 경기장은 둥글고 아담했으며, 고풍스러운 석조 건물과 나무 좌석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전시관에는 투우사의 의상, 검, 그리고 다양한 사진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어 스페인 투우 문화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절벽 전망대에서 본 론다의 전경


론다에는 여러 전망대가 있지만, 미라도르 데 로스 비아헤로스 로망티코스(Mirador de los Viajeros Románticos)라는 전망대가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이곳에서 바라본 론다는 도시 전체가 절벽 위에 떠 있는 듯 보였고, 저 멀리까지 펼쳐진 안달루시아의 초록빛 평원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봄이라 들판에는 노란 들꽃과 올리브 나무가 어우러져, 평화롭고 서정적인 풍경을 완성하고 있었습니다.

현지 음식과 카페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현지 음식입니다. 론다에서는 안달루시아 전통 음식인 가스파초(Gazpacho)와 타파스(Tapas)를 맛봤습니다. 특히 올리브 오일과 토마토, 신선한 채소를 갈아 만든 가스파초는 봄 햇살 아래에서 더욱 상큼하게 느껴졌습니다. 골목길에 자리한 작은 카페에서는 현지 와인과 함께 타파스를 즐기며 한참을 쉬었습니다. 느린 속도로 흘러가는 론다의 오후는 그 자체로 여행의 보상이었습니다.

론다를 떠나며


론다는 크지 않은 도시이지만, 하루 종일 머물러도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가득한 곳입니다. 절벽 위의 장관, 구시가지의 고풍스러운 골목, 투우 문화, 그리고 맛있는 음식까지… 론다는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경험을 선사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버스 창밖으로 본 론다의 모습은 더욱 아름다웠습니다. 붉은 절벽 위로 내려앉는 석양빛이 도시를 황금빛으로 물들였고, 그 풍경은 제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았습니다. 다음에 스페인을 다시 찾게 된다면, 론다는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도시가 될 것입니다.

여행 팁


이동: 론다는 말라가나 세비야에서 기차나 버스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기차역에서 시내 중심까지는 도보로 약 15분 정도 소요됩니다.

관광 루트: 누에보 다리 → 구시가지 골목길 산책 → 투우장 → 전망대 → 카페에서 휴식

추천 시기: 봄과 가을이 가장 여행하기 좋습니다. 여름은 기온이 매우 높아 다소 힘들 수 있습니다.

준비물: 편한 신발(절벽과 골목길 걷기 많음), 카메라, 모자
#론다#누에보다리#투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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