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촛대바위길과 쏠비치에서의 하루
나이를 먹으니 정말 아침잠이 없어졌습니다. 자연스레 5시 반에 눈이 떠졌고, 체크아웃은 11시인데 다시 잠들 수는 없었습니다. 방 안에서 잠시 TV를 켜 보다가 테라스로 나가 바다를 바라봤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일출을 보기 위해 새벽부터 부산을 떨었을 텐데, 이제는 해가 이미 하늘 높이 떠 있는 걸 그저 바라보며 여유롭게 아침을 시작하게 됩니다.
바깥 풍경은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파란 지붕들은 산토리니를 닮아 있었고, 멀리서부터 들려오는 파도소리, 갈매기 울음소리가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경을 자아냈습니다. 조용한 아침, 눈앞에 펼쳐진 풍경 하나만으로도 여행의 만족도를 높이기에 충분했습니다.
6시 반쯤 문을 연 가게가 있을까 싶어 밖으로 나왔지만, 편의점은 물론 음식점도 아직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하는 수 없이 일찍 퇴실하고 다음 목적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해신당공원이었지만, 이곳 역시 개장 시간이 되지 않아 입장할 수 없었습니다. 이어 도착한 촛대바위길도 9시가 되어야 문을 연다고 하여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변 음식점들도 모두 문을 닫은 상태였는데, 다행히 편의점 한 곳이 문을 열어 간단한 간식거리로 아침 요기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도 시간이 8시 20분밖에 되지 않았을 무렵, 한 음식점이 영업 준비를 하기에 물어보니 식사가 가능하다고 하여 들어갔습니다. 회덮밥 두 그릇을 시키자 매운탕까지 곁들여 푸짐하게 나왔습니다. 간식을 먹지 않았더라면 더 맛있게 먹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하루 종일 돌아다닐 걸 생각해 든든하게 아침을 먹었습니다.
기암괴석이 아름다운 촛대바위길과 덕봉산
9시가 되어 드디어 촛대바위길로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입구를 지나 데크길을 따라 바다를 옆에 두고 걷는 이 산책로는 기암괴석이 멋스럽게 펼쳐져 있어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거의 끝지점에는 ‘용굴’이라는 곳이 있었지만, 현재는 접근금지 팻말이 세워져 있어 아쉽게도 다가갈 수는 없었습니다. 이 길은 왕복 코스로, 끝까지 갔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구조입니다.
촛대바위길 탐방을 마치고 다음 목적지는 덕봉산이었습니다. 덕봉산을 중심으로 오른쪽에는 덕산해수욕장이, 왼쪽에는 맹방해수욕장이 이어집니다.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경치도 좋고 걷기에도 편안했습니다.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풍경은 그야말로 힐링 그 자체였습니다.
쏠비치 리조트의 감동적인 씨뷰
이후에는 오늘의 숙소인 쏠비치리조트로 이동했습니다. 쏠비치는 12시에 방 배정을 시작하는데, 키오스크에서 대기표를 받아야 했습니다. 다행히 대기번호 9번을 받아 기다리는 시간이 길지 않았습니다. 도착시간은 11시 20분쯤이었고, 아직 40분 정도 여유가 있어 리조트 주변을 산책했습니다.
리조트에서 바로 연결되는 바닷가 풍경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불과 얼마 전 다녀온 두바이의 해변보다 개인적으로는 이곳이 훨씬 더 좋았습니다. 한국의 바다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스러웠고, 해외 유명 관광지 못지않은 경치를 자랑한다고 느꼈습니다.
12시가 되자 방 배정이 시작되었고, 다행히도 4층의 씨뷰 객실을 배정받았습니다. 테라스로 나가니 바로 눈앞에 펼쳐진 푸른 바다가 마음까지 시원하게 해 주었습니다. 짐을 잠깐 풀고 다음 일정으로 이동했습니다.
초곡항, 도째비골, 황금박쥐동굴까지 알찬 하루
다음 코스는 애국가 영상에 등장하는 촛대바위가 있는 초곡항이었습니다. 덕봉산을 내비게이션에 찍고 가는 길에 호텔에서 나오자마자 이사부조각공원이 나타났습니다. 이사부공원에서 아이스커피 한 잔을 마시며 쉬었습니다. 공원 내에는 조각작품들도 있어 함께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초곡항의 촛대바위는 실제로 보니 훨씬 더 웅장하고 인상 깊었습니다.
그다음으로는 도째비골 스카이밸리를 찾았습니다. 해상전망대, 논골담길, 스카이밸리가 한데 모여 있어 짧은 시간 동안 여러 명소를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각각의 포인트마다 사진을 찍기 좋은 장소가 많아 추천할 만한 코스였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천곡황금박쥐동굴을 방문했습니다. 입장권을 구매하면 1,000원 상품권을 주는데, 근처 편의점에서 음료를 사는 데 사용할 수 있어 실용적이었습니다. 동굴 내부는 시원하고 고요했으며, 자연 그대로의 신비로움이 잘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숙소는 낮에 이미 방 배정을 받아두었기 때문에 리셉션에서 키만 받아 방에 들어갔습니다. 냉장고에는 맥주 2캔, 사이다, 콜라, 생수 2병이 무료로 제공되어 있었고, 맥주 한 캔으로 목을 축이며 잠시 쉬었습니다.
이후 바닷가로 나가기 위해 채비를 마치고 나섰지만, 6시가 넘어 호텔동에서 내려가는 전용 해변은 닫혀 있었습니다. 다행히 리조트동 쪽의 해변길은 열려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저도 바지만 걷고 물에 들어갔는데, 저녁 무렵의 바닷물은 발만 적셔도 충분히 시원했습니다.
리조트동 앞에는 발을 씻을 수 있는 시설과 모래를 털어내는 바람총이 마련되어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산토리니광장을 지나 다시 객실로 돌아와 오늘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아침은 촛대바위길 앞에서 회덮밥, 점심은 쏠비치 내 카페에서 빵과 커피, 저녁은 리조트 내 치킨집에서 치킨과 맥주로 하루의 식사를 마무리했습니다.
이렇게 삼척에서의 두 번째 날도 알차고 평화롭게 마무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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