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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오타루-낭만과 더위 사이를 걷다.

by 하니맘의방 2025.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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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루:직접촬영

여름의 오타루


한여름의 삿포로는 예상보다 더웠습니다. 그래서 잠시 더위를 피할 겸 낭만적인 항구 도시 오타루를 찾아 떠났습니다. 삿포로역에서 전철을 타고 약 30~40분, 짧은 거리임에도 전혀 다른 분위기의 도시가 펼쳐졌습니다. 영화에서 보았던 그 모습처럼 오타루는 고즈넉하고 아기자기한 매력을 간직한 도시였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온몸을 덥히는 뜨거운 햇볕 아래, 낭만을 즐기기엔 조금 벅찰 정도로 무더웠습니다.

하지만 그 더위 속에서도 오타루는 충분히 특별했습니다. 첫 번째로 들린 곳은 오타루 운하였습니다. 이곳은 예전 상업 항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장소로, 붉은 벽돌 창고와 운하를 따라 걷는 길이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날씨는 덥지만 관광객들의 발걸음은 끊이지 않았고, 운하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저 역시 낭만적인 풍경 속에서 사진을 남기며 그 분위기를 만끽했습니다.

운하를 따라 걷다 보면 유리공예 상점들이 이어져 있습니다. 오타루는 유리공예로도 유명한 도시인데, 그중에서도 제 귀를 사로잡은 것은 바로 ‘유리 풍경(風鈴)’이었습니다. 일본어로는 ‘후우린(風鈴)’이라고 부릅니다. 바람이 살짝만 불어도 맑고 청아한 소리가 퍼졌는데, 그 소리는 마치 여름의 열기를 잠시나마 식혀주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하나하나 손으로 만든 유리 풍경은 각각의 디자인과 소리가 모두 달라, 듣는 재미와 보는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잠시 가게 앞에 서서 눈을 감고 그 소리에 집중해 보니, 마치 무더위 속에서만 들을 수 있는 작은 선물 같았습니다.

그 후로 향한 곳은 오타루의 상징과도 같은 ‘오르골당’과 시계탑 건물이었습니다. 특히 시계탑 앞은 관광객들의 인증사진 명소로 잘 알려져 있어 저도 놓치지 않고 한 컷 남겼습니다. 고풍스러운 외관의 시계탑은 영국식 벽돌 건물 스타일로, 마치 시간 여행을 온 듯한 기분을 주었습니다. 매 정각마다 울리는 시계 소리 또한 분위기를 한층 더해주었고, 시원한 실내로 들어가 다양한 오르골 소리를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음악상자 하나하나에서 흘러나오는 맑고 고운 선율은 무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었습니다.

한참을 걸은 끝에 지친 발을 쉬려 근처 카페에 들렀습니다. 아이스크림과 시원한 아이스커피를 마시며 창밖으로 보이는 오타루 거리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늘진 거리에서 유리 풍경이 살랑이며 울리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이 모든 더위마저도 오타루의 일부처럼 느껴졌습니다. 여름의 오타루는 분명 덥지만, 그 속에 숨어있는 고요한 낭만은 다른 계절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해 줍니다.

돌아오는 길-미나미오타루역

돌아오는 길은 오타루역이 아닌, 시계탑 근처의 한 전철역에서 출발했습니다. 역 이름은 미나미 오타루역 작은 간이역처럼 생긴 아담한 역이었습니다. 그곳에서 삿포로행 열차를 타고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오늘의 여정을 정리했습니다. 다시 삿포로에 도착하니 저녁 공기가 조금은 선선하게 느껴졌고, 오타루에서의 하루가 아련하게 마음속에 남아 있었습니다.

마무리


여름 오타루는 힘겨운 더위와 함께 낭만적인 분위기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도시였습니다. 청량한 유리 풍경 소리와 운하를 따라 걷는 고요한 거리, 고풍스러운 시계탑과 오르골 소리까지. 그 모든 것이 여행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다음에는 가을쯤, 선선한 바람이 부는 계절에 다시 오타루를 찾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번 여름의 오타루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습니다.

#오타루 운하, #오타루 유리공예, #오르골 시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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