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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 해골바위, 도심 속에서 만나는 신비로운 풍경

by 하니맘의방 2025.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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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복판에는 유난히도 특별한 정취를 가진 산들이 있습니다. 북악산, 남산, 안산, 그리고 그 사이에서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인왕산이 그렇습니다. 저는 지난봄, 그동안 사진으로만 보던 인왕산 해골바위를 직접 보기 위해 다녀왔습니다. 사실 서울에 이렇게 가까운 산이 있고, 또 그 속에 독특한 바위 하나가 수많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끌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습니다. 오늘은 인왕산 해골바위의 유래와 등산로, 그리고 제가 직접 다녀온 체험기를 중심으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인왕산정상

해골바위의 유래와 전설


해골바위는 인왕산 자락에서 만날 수 있는 기암괴석 중 하나입니다.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커다란 해골이 웃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두 개의 눈구멍과 입 모양이 뚜렷하게 드러나 있어 붙여진 이름입니다.

해골바위

조선시대부터 인왕산은 바위가 많기로 유명했습니다. 그래서 기도처로도 자주 이용되었고, 무속 신앙과도 깊은 연관이 있었습니다. 특히 해골바위는 특이한 형상 때문에 불길한 기운을 막아주는 바위로 여겨졌다고 합니다. 어떤 이들은 이 바위를 보면 잡귀가 물러나고, 또 다른 이들은 조상의 혼을 기리는 곳이라 믿었다고도 합니다.

해골바위는 일제강점기에도 사진 자료가 남아 있을 만큼 오래전부터 주목받았던 장소입니다. 당시에는 해골 모양이 더 선명하게 보였다고 전해지는데, 지금도 각도와 빛에 따라 무척 사실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단순히 바위 하나가 아니라 오랜 세월 사람들의 믿음과 전설이 깃든 장소라는 점에서 특별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인왕산 등산로 소개


인왕산은 높이가 338m로 그리 높지 않은 산입니다. 하지만 능선을 따라 펼쳐진 풍광은 결코 낮은 산이 주는 단조로움이 아닙니다. 인왕산성길을 따라가다 보면 서울 도심이 한눈에 펼쳐지고, 곳곳에서 기암괴석이 나타나 등산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대표적인 등산로는 세 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사직단 입구 코스
경복궁 뒤쪽 사직단에서 시작해 인왕산을 오르는 길입니다. 접근성이 좋아 많은 사람들이 찾는 길이며, 성곽길을 따라 오르면 서울 시내 조망이 탁 트여서 인기가 많습니다.


2. 독립문역 코스
지하철 독립문역에서 출발해 인왕산으로 향하는 코스입니다.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을 지나 올라가면 역사와 함께 걷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3. 무악재 코스
무악재 쪽에서 오르는 길은 비교적 한적합니다. 조금 더 자연스러운 숲길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이 코스를 추천할 수 있습니다.



해골바위는 인왕산 정상으로 가는 길목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정상 바로 아래 위치해 있어 정상에 오르는 길을 택하면 자연스럽게 들르게 됩니다.

직접 다녀온 체험기


지난봄, 벚꽃이 막 지고 초록이 올라오기 시작할 무렵 저는 인왕산을 찾았습니다. 날씨가 따뜻해서 가벼운 옷차림으로도 충분히 산행이 가능했고, 주말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많은 등산객이 있었습니다.

사직단에서 출발해 성곽길을 따라 올라갔습니다. 초입부터 보이는 서울 도심의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지는데, 마치 과거와 현재가 한눈에 담기는 느낌이었습니다. 한쪽에는 고궁과 한옥이, 다른 한쪽에는 고층 빌딩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약 40분 정도 올라가자 드디어 해골바위에 도착했습니다. 사실 사진으로 볼 때는 단순히 해골 모양처럼 생겼구나 했는데, 실제로 보니 크기와 형상이 훨씬 더 생생했습니다. 햇볕이 바위 틈새를 비추자 두 눈과 입 부분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났습니다. 정말 사람의 해골이 커다랗게 누워 있는 것 같아 순간적으로 섬뜩한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묘한 매력이 있었습니다. 바위 앞에 서서 사진을 찍으려 했는데, 의외로 각도가 쉽지 않았습니다. 해골 모양이 선명하게 보이는 위치가 한정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여러 방향으로 자리를 옮겨가며 촬영을 시도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다른 등산객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게 되었는데, 모두들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더군요. 누군가는 "사진으로는 잘 안 담기는데, 눈으로 보는 게 훨씬 인상적이다"라고 말했는데 저도 전적으로 동의했습니다.

해골바위를 지나 조금 더 올라가니 인왕산 정상에 닿았습니다. 정상에서는 남산타워, 한강, 북한산까지 이어지는 서울의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습니다. 그 순간 봄바람이 불어와 온갖 피로가 싹 가시는 듯했습니다.

하산길은 무악재 쪽으로 내려왔습니다. 해골바위를 보고 난 여운이 오래가서인지 내려오는 길마저도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산을 내려와 집으로 돌아오면서, 도심 속에서 이런 비밀스러운 풍경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감사하게 다가왔습니다.

마무리


인왕산 해골바위는 단순히 기묘한 바위 하나가 아니라, 서울의 역사와 전설, 그리고 자연의 신비가 모두 어우러진 장소였습니다. 실제로 눈앞에서 해골 모양을 마주했을 때의 생생한 감각은 사진이나 글로 다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번 산행은 도심 속에서 자연과 신비로움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절이 바뀔 때마다 인왕산을 다시 찾아 다른 풍경 속의 해골바위를 만나보고 싶습니다.

서울에 사시는 분들이라면 주말에 가볍게 산책 삼아 다녀오기 좋고, 관광객에게도 서울의 특별한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명소라 자신 있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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