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이 깊어가는 10월 중순, 저는 강원도 평창으로 향했습니다. 단풍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었고, 그 목적지로 선택한 곳이 바로 발왕산 스카이워크였습니다. 발왕산은 해발 1,458m에 자리한 산으로, 정상에서 발아래로 펼쳐지는 풍경이 장관입니다. 저는 오전에 오대산 월정사에서 절정을 맞은 단풍을 구경한 뒤, 오후 네 시경 발왕산 케이블카를 타고 천천히 산 정상으로 향했습니다.
1. 발왕산의 유래와 매력
발왕산(發旺山)의 이름에는 ‘만물이 왕성하게 일어선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예로부터 이곳은 맑은 기운과 신비로운 안개가 자주 피어오르며, 자연의 생명력이 가득한 산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겨울에는 눈꽃이 아름답기로 유명하고,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과 야생화가 반겨주는 곳입니다. 사계절 모두 매력이 있지만, 제가 찾은 가을의 발왕산은 붉고 노란 단풍이 능선을 따라 수놓아져 정말 화려했습니다.
발왕산 스카이워크는 ‘하늘 위를 걷는 길’이라는 별칭이 어울립니다. 유리 바닥 아래로 구름과 산세가 한눈에 들어오고, 360도 전망대에서는 대관령 일대와 멀리 설악산 능선까지 조망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해 질 녘에는 노을이 서서히 산과 하늘을 물들이며, 시간마저 멈춘 듯한 풍경을 선사합니다.
2. 교통편 안내
자가용 이용 시
서울에서 출발한다면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강릉 방면으로 향하다 진부 IC에서 내려 약 20분 정도 달리면 용평리조트에 도착합니다. 내비게이션에 ‘용평리조트 발왕산 케이블카’로 검색하면 편리합니다.
대중교통 이용 시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진부(오대산)행 버스를 타고 약 2시간 30분 소요됩니다. 진부터미널에서 택시로 15분 정도 이동하면 용평리조트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KTX 이용 시에는 ‘진부역(KTX 오대산역)’에서 하차 후, 택시나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됩니다.
3. 주변 관광지 추천
발왕산 스카이워크와 함께 방문하면 좋은 곳들도 많습니다.
오대산 월정사: 천년 고찰로 가을 단풍이 유명하며,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산책하기 좋습니다.
대관령 양 떼목장: 푸른 초원과 양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평창 무이예술관: 예술과 자연이 어우러진 전시 공간으로, 감성적인 사진 촬영이 가능합니다.
허브나라농원: 각종 허브와 꽃이 가득한 테마파크로,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4. 발왕산 스카이워크 탐방 후기
케이블카를 타고 천천히 올라가는 동안,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에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붉게 물든 단풍이 능선을 따라 물결치고, 멀리 산 너머로 햇빛이 번져오는 모습이 마치 그림 같았습니다. 오후 네 시에 출발했기에 정상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서쪽으로 기울어 한산했습니다.
정상에 위치한 2층 카페에서 간단히 저녁을 해결한 뒤, 주위를 산책하며 차분히 시간을 보냈습니다. 바람이 차가웠지만, 맑고 신선한 공기가 온몸을 깨우는 듯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스카이워크로 향했습니다.
스카이워크에 발을 디디자, 발아래로 구름이 지나가고 산세가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사람이 거의 없어 마치 우리만을 위한 공간처럼 느껴졌습니다. 친구와 함께 여기저기 포즈를 바꿔가며 사진을 찍었고, 그 순간만큼은 시간이 멈춘 듯했습니다.
해 질 녘 노을은 발왕산 여행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붉은빛이 산등성이를 감싸고, 하늘은 주황과 보랏빛으로 물들었습니다. 그 장면을 바라보며 마음속 깊이 ‘이 풍경은 평생 잊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면서, 발왕산에서 보낸 하루가 한 편의 영화처럼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내려가는 동안 창밖으로 번지는 야경과 멀어져 가는 산 그림자가 잔잔한 여운을 주었습니다.
5. 마무리
발왕산 스카이워크는 단순한 전망대 이상의 가치를 지닌 곳이었습니다. 사계절 언제 찾아도 아름답지만, 특히 가을의 발왕산은 화려한 단풍과 노을이 어우러져 여행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내리며 느끼는 여유, 정상에서 마주한 청명한 공기와 탁 트인 시야는 일상에 지친 마음을 충분히 위로해 주었습니다.
이번 여행은 ‘가을에 꼭 가봐야 할 명소’라는 추천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증명해 주었습니다. 다음에는 겨울 눈꽃이 핀 발왕산을 다시 찾고 싶습니다. 하얀 설경 속에서 스카이워크를 걸으며 또 다른 추억을 만들어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