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한라산백록담

by 하니맘의방 2025. 8. 9.
반응형

한라산백록담:직접촬영

한라산백록담탐구


한라산 백록담은 제주도의 상징이자,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화산호수입니다. 해발 1,950m 정상에 자리 잡은 이곳은 한라산을 오르는 이들에게 ‘도착점’이자 ‘보상의 풍경’을 선물합니다. 백록담은 오래전 분화구에 빗물과 눈 녹은 물이 고여 형성된 호수로, 물이 항상 가득 차 있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건기나 바람이 강한 계절에는 바닥이 드러나기도 하죠. 하지만 물의 양과 관계없이, 백록담은 한라산의 상징적인 존재로 많은 등산객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한라산 등산코스와 입장시간


한라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크게 성판악 코스와 관음사 코스가 있습니다.

성판악 코스는 길이가 약 9.6km로 완만하고 비교적 오르막이 덜한 편이지만, 거리가 길어 체력 안배가 중요합니다.

관음사 코스는 8.7km로 조금 더 짧지만, 경사가 가파르고 오르내림이 강해 난도가 높습니다.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입장시간은 계절과 날씨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성판악 코스는 오전 7시 이전에, 관음사 코스는 오전 9시 이전에 출발해야 정상까지 갈 수 있습니다. 이는 한라산국립공원 측에서 하산 시간을 감안해 안전을 위해 정한 규칙입니다.

겨울철이나 3월 말까지도 정상 부근에는 많은 눈이 쌓여 있기 때문에 아이젠과 방한 장비가 필수입니다. 특히 해가 짧은 시기에는 일출 전에 출발해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3월 말, 눈 속의 백록담을 만나다.


제가 한라산 백록담을 찾았던 날은 3월 말이었습니다. 제주에 봄이 찾아온 시기였기에, 솔직히 이렇게까지 눈이 많을 줄은 몰랐습니다. 아이젠을 도시형으로 준비했는데, ‘쓸 일 없겠지’ 했던 제 생각은 등산 시작과 동시에 무너졌습니다.

호텔에서 아침 6시 30분에 출발해 성판악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 하늘은 아직 캄캄했습니다. 7시경 성판악 코스에서 본격적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성판악에서 진달래밭 대피소까지는 약 7.3km. 이 구간은 경사가 심하지 않아 초반 체력 안배에 좋지만, 이날은 상황이 달랐습니다. 등산로 옆에는 눈이 허벅지까지 빠질 정도로 쌓여 있었고, 발이 푹푹 빠지는 구간도 많았습니다.

진달래밭 대피소 입구에는 “오전 12시 이전에 통과해야 정상까지 갈 수 있다”는 안내문이 있습니다. 저는 그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습니다. 이곳에서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준비해 간 육개장 사발면과 초코파이로 간단히 요기를 했습니다. 뜨끈한 국물 덕분에 다시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대피소를 지나 정상으로 향하는 길에서는 멀리 제주 동쪽의 바다와 도시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올라가는 길목마다 벼락 맞은 나무들, 그리고 하늘을 가르며 날아가는 까마귀 떼가 인상 깊었습니다. 그렇게 숨을 몰아쉬며 드디어 백록담에 도착했습니다.

백록담에서 관음사로 하산


백록담은 생각보다 물이 많이 차 있지 않았지만, 주변의 설경이 모든 것을 보상해 주었습니다. 정상 너머로 보이는 한라산 북쪽의 산세는 마치 작은 알프스를 연상케 했습니다. 물론 알프스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하얗게 덮인 능선이 이어지는 풍경은 그 자체로 장관이었습니다.

하산은 관음사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이 길은 성판악보다 가파르고, 특히 겨울철에는 눈과 얼음이 많아 미끄럽습니다. 실제로 저는 여러 번 미끄러져 주저앉았고, 그때마다 ‘아이젠을 제대로 준비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관음사 방향으로 내려가면서도 설경은 끝없이 이어졌습니다. 한라산의 북사면이 보여주는 깊고 웅장한 풍경은 오르막 때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길이 험해 속도를 내기 어려웠고, 관음사 탐방지원센터에 도착했을 때는 벌써 오후 4시가 되어 있었습니다.

관음사에서 성판악으로 돌아가기 위해 택시를 이용했습니다. 차 안에서 창밖으로 보이는 한라산을 다시 바라보니, 온몸이 피곤했음에도 그 하루가 참 값진 경험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라산 백록담 등반 팁


1. 출발 시간을 반드시 지키세요. 늦으면 정상까지 갈 수 없습니다.


2. 계절별 장비를 꼭 준비하세요. 특히 3월 말까지는 아이젠과 방수 등산화를 추천합니다.


3. 간식과 물은 여유 있게 챙기세요. 대피소에서는 식수나 식사가 제한적입니다.


4. 체력 안배가 중요합니다. 성판악은 거리, 관음사는 경사와 눈길이 변수입니다.

한라산 백록담은 단순히 ‘정상에 있는 호수’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 곳입니다. 오르는 길의 고생, 중간중간 마주하는 자연의 얼굴, 그리고 정상에서 느끼는 성취감이 한데 어우러져,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겨줍니다. 저 역시 그날의 눈부신 설경과 허벅지까지 빠지는 눈길, 그리고 사발면 한 그릇의 따뜻함을 오래도록 기억할 것 같습니다.

반응형